지속가능한 미래 위해 영양·맛 모두 충족하는 채식 기반 급식 필요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유현지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유현지

[환경일보] 기후위기는 우리의 의식주 중 ‘식’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후위기가 지속된다면 우리가 즐겨 먹는 음식과 그 재료들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육류 섭취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면서, 육식 대신 채식을 중심으로 식사 형태를 변화시키자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급식’이 있다. 급식은 다양한 농수산물을 사용하는 대표적인 식사 형태로, 급식 메뉴로 친환경적인 식재료와 저탄소 식단을 채택해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기후급식’이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기후급식은 채식 급식에서 발전한 개념으로, 단순히 ‘채식’을 넘어서 저탄소 음식을 섭취하고 지역 농수산물을 활용해 탄소발자국을 줄이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서울의 초·중·고등학교에서는 2021년부터 매달 ‘그린 급식의 날’을 운영하며, 학생들이 지구환경을 고려하는 식습관을 실천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흔히 채식이라 하면 ‘채소만 먹는 것’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채식에는 곡식과 과일을 섭취하는 ‘프루테리언’부터 육류와 가금류를 제외하고 달걀, 유제품, 어패류는 먹는 ‘페스코테리언’ 등 다양한 유형이 있다. 학교에서는 페스코테리언 채식을 기반으로 해물과 유제품을 활용한 식단이 다양하게 제공되고 있다.

기후급식은 반드시 ‘환경교육’을 기반으로 제공돼야 한다. 인천의 한 학교에서는 지나친 육식이 초래하는 문제를 수업 시간에 배우고 이를 바탕으로 채식을 받아들인다. 특히, 학생들이 환경교육 시간에 식단을 짜고 이를 실제 급식으로 제공하며 직접 실천해 볼 기회를 제공한다. 기후급식은 단순히 육류를 줄이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학생들이 환경 문제를 깊이 생각하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교육적 역할을 한다.

기후급식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기후위기와 먹거리의 관계를 교육하는 것은 기후위기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게 하는 중요한 첫걸음이다.    /사진제공=경북교육청
기후급식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기후위기와 먹거리의 관계를 교육하는 것은 기후위기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게 하는 중요한 첫걸음이다.    /사진제공=경북교육청

그러나 현재 기후급식이 가진 한계도 분명하다. 기후급식이 의미하는 바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선호도다. 많은 학생이 육류를 선호하며, 고기가 없는 식단은 상대적으로 낯설고 익숙하지 않다. 실제로 채식 위주의 급식이 제공되는 날에는 평소보다 30~40% 더 많은 잔반이 발생한다고 한다.

잔반이 썩으며 발생하는 메탄가스 또한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만큼, 학생들의 입맛에 맞는 맛있고 매력적인 식단 개발이 중요한 과제가 된다. 또 다른 우려는 채식 식단이 충분한 영양소를 제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맛과 영양을 모두 충족시키는 식단 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기후급식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기후위기와 먹거리의 관계를 교육하는 것은 기후위기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게 하는 중요한 첫걸음이다. 단순히 채식을 권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왜 이러한 식단 변화가 필요한지 이해시키는 과정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수업 외에도 다양한 체험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기후위기와 식단의 연관성을 몸소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지속가능한 급식의 가장 큰 핵심은 ‘맛있는 음식’이다. 기후급식이 자리 잡기 위해서는 맛과 영양을 고려한 다양한 식단 개발과 지원이 필수적이다. 또한 지자체와의 협력으로 지역 농산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탄소발자국을 줄일 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기후급식은 미래 세대의 환경 의식을 높이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각 지역과 학교가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실천할 방법들을 찾아 나가야 한다.

<글 /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유현지 hyunji040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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