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활용과 지리적 전략 중요성 제시··· 한국, 아시아의 수소 허브로 도약 기대
[환경일보] 탄소중립과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전환에서 수소 역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수소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청정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이탈리아의 수소 정책과 현황을 소개하며, 이들의 수소 산업이 어떻게 전 세계 에너지 전환에 기여하고 있는지와 발전 방향, 우리나라가 이를 통해 얻어갈 점을 알아보자.
가장 먼저, 정책들이다. 먼저, NRRP(National Recovery and Resilience Plan)이다. NRRP는 유럽연합(EU)이 팬데믹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진행한 국가 회복 계획 NGEU(Next Generation EU)의 일부이다. 최종 2021년 5월 6일 이탈리아는 EU에 1915억 유로(한화 약 2800조원)의 계획을 승인받았다. 이 계획에서 특히 생태적 전환의 측면에 주목해 수소와 지속 가능한 에너지에 대한 움직임을 살펴봤다.
총 37억9000만 유로(한화 약 5조7000억원) 규모의 자금 투자가 진행될 예정이다. 우선 수소 개발에 대한 관리 단순화 및 규제 장벽 감소에 관한 부분이다. 이는 그린 수소 및 재생 가능한 수소의 확산을 촉진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한다. 생산 분야에서는 5억 유로가 투자된다.
수소 경쟁력 증진을 위한 조치에 관한 부분에서는, 타 자원 대비 수소에너지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한다. 수소 경쟁력 증진을 높이기 위해서는 약 33억 유로가 투자된다. 저감이 어려운 부분(20억 유로), 운송 분야(11억3000만 유로), 수소 연구 개발 분야(1억6000만 유로)가 투자된다. 운송에서는 수소 충전소 설립을 촉진하는 것으로, 최소 40개의 수소 충전소가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으로는, 2024 PNIEC(2024 National Integrated Energy and Climate Plan)이 있다. 2024 PNIEC에서는 EU의 프레임워크에 따른 수소 개발 로드맵을 제시한다. 이 정책은 탈탄소화, 에너지 효율성, 에너지 안보, 내부 에너지 시장 개발, 연구와 혁신 및 경쟁력에 중심을 둬 총 5개의 주요 로드맵으로 구성된다.

이탈리아 환경에너지안보부(MASE)와 국토교통부(MIT)는 최종 문서를 EU집행위원회에 보내 2023년 목표를 확인하고 보완했고, 현재는 최종 승인을 대기 중인 정책이다. 인프라에 관해서 볼 점은 SNAM과 오스트리아 및 독일 TSO가 구현할 ‘SoutH2 Corridor’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는 이탈리아 남부에서는 ‘L’Italian Hydrogen Backbone’이라는 기존 가스 인프라와 함께 건설될 새로운 것을 포함하는 정책이다.
마지막으로 IPCEI Hydrogen 4(Hy2Move)이다. 2024년 7월 3일 자 장관령에 따라 이탈리아 기업부(MIMIT)는 유럽 공통 이익의 중요 프로젝트인 IPCEI Hydrogen 4(Hy2Move)의 이행을 지원하기 위해 약 2220만 유로의 기금을 조성했다. 이러한 이탈리아 기금의 활성화는 2024년 5월 28일 자 EU 집행위원회의 결정에 따른 것으로, 이탈리아 포함의 7개 EU 국가에 총 14억 유로의 국가 지원을 승인했다.
Hy2Move는 모빌리티 및 운송 애플리케이션에서의 수소에만 초점을 맞춘다. 최종 목표는 모빌리티 및 운송으로 인한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을 90% 줄일 수 있는 기술 개발과 버스·트럭용 연료 전지 차량 플랫폼 개발을 통해 2050년까지 EU 기후 중립을 달성하는 것이다.

수소 모빌리티와 인프라에 관해 살펴보자. 이탈리아는 현재 수소를 활용한 대중교통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볼로냐와 페라라 지역에서 2030년까지 대중교통의 탄소 배출 제로화를 목표로 130대의 수소 연료전지 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또한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Azienda Veneziana della Mobilita(AVM) 운송 회사도 같은 제조업체에 수소 버스 90대를 주문했다. 수소 승용차와 상용차 부문에서도 수소 차량 보급 확대를 위한 인프라 투자와 보조금 지급이 진행 중이다. 또한 현재까지 이탈리아에는 총 7개의 수소 충전소가 있다. 2018년 트렌티노-알토 아디제(Trentino-Alto Adige) 지역의 볼차노(Bolzano)에 공개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수소 충전소를 최초로 설치했다. 그 이후로 수소 충전소의 수는 더 큰 지속 가능성을 달성하기 위해 천천히 증가하고 있다.
사실 다른 유럽 국가와 비교하거나 한국의 충전소 개수가 200여 개가 넘는 것을 생각한다면, 현저히 적은 수치이다. 하지만 에너지원을 다양화하는 이탈리아의 노력과 더불어, HRS와 같은 여러 기업이 2026년까지 총 38개의 수소 충전소 설치 계획을 발표하고 있기에 전망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수소 파이프라인에 관해서는 대표적으로 유럽연합의 대규모 수소 파이프라인 구축 프로그램인 SouthH2 Corridor로 설명할 수 있다. 이 파이프라인은 북아프리카,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및 독일을 연결하며, 남아프리카에서 생산된 저렴한 재생 가능 수소를 유럽의 주요 수요 클러스터에 공급할 수 있도록 한다. 이탈리아는 기존 가스관 네트워크의 73%를 재사용 하고 27%의 신규 인프라를 건설할 계획이며, 이 프로젝트는 EU의 수소 수입 목표의 약 40%를 충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탈리아의 수소 현황은, 현재로서는 부족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탈리아는 수소 산업에 있어 많은 강점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나라이다.
첫 번째로는, 재생에너지에 관한 강점이다. 저탄소 에너지원이 전체의 약 41%의 정도로 한국의 두 배 정도 되는 상당히 큰 분야를 차지한다. 이탈리아는 수력, 태양광, 풍력 등 다양한 재생에너지를 활용하기에 적합한 환경 조건을 가지고 있으며, 지역별 자원의 특성에 따라 에너지 생산이 이뤄진다. 특히 탄소 배출이 없는 그린 수소 생산 목표와 재생에너지가 밀접하게 연결돼 있기에, 이탈리아는 수소 산업 발전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두 번째로는, 수소 교역 허브로서의 이점이 있다. 이탈리아는 유럽, 북아프리카, 중동을 연결하는 좋은 지리적 요건을 가지고 있다. 특히 주요 항구(제노바, 트리에스테, 나폴리 등)가 포함된 해안선은 수소 생산 및 수출 거점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진행 중인 SoutH2 프로젝트가 이러한 교역의 예가 된다. 이 프로젝트 이후에 파생될 수많은 가능성을 본다면 이탈리아의 수소 교역 산업에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수소 산업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국가 전략과 인프라가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현재 SNAM, ENI와 같은 민간 기업들이 주도적으로 수소 프로젝트와 기술 개발을 이끌고 있지만, 정부의 더 적극적이고 신속한 지원과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이탈리아가 유럽의 수소 허브로 성장할 발판을 마련한다고 볼 수 있다.
여기까지 이탈리아 수소 생태계를 살펴봤다. 이탈리아는 태양광과 풍력 등 풍부한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그린 수소를 생산하며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또한, 유럽, 북아프리카, 중동과의 지리적 이점을 통해 수소 교역 허브로 성장하려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그런 점에서 이탈리아의 사례는 재생에너지 활용과 지리적 전략의 관점에서 중요성을 보여주며, 세계 수소 산업의 빠른 성장 속에서 앞으로 다른 국가들의 비전을 탐구할 필요성을 제시한다. 한국도 재생에너지 인프라 확충과 국제 협력을 통해 아시아의 수소 허브로 도약하길 기대해 본다.
<글 /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이예영 lydud1015@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