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나들이 시리즈 7] 업사이클링 개성 넘치는 친환경 카페 원써드 탐방
[환경일보] 2020년대에 들어 고물가, 환경에 관한 관심 증가에 따라 중고거래 시장이 성장하기 시작했다. 물건을 버리는 대신 다른 사람에게 판매함으로써 환경, 경제적으로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아무리 친환경 제품이라 하더라도 해당 물건이 만들어질 때 탄소가 배출돼 어떤 물건을 쓰지 않고 버리는 것은 환경에 악영향을 끼친다.
특정 제품이 더 많이 쓰인다는 점에서 중고거래는 일종의 환경친화적 행위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중고물품을 이용해 환경을 보전하는 친환경 카페가 있다. 바로 ‘원써드’이다. 그렇다면 이 카페는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중고물품을 어떻게 이용하고 있을까? 이에 관해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서울 중구 황학동에 위치한 원써드에 들어가자마자 진열장에 전시된 독특한 디자인의 컵, 그릇 등 MD가 눈에 들어왔다. 지하철 역에서 다소 거리가 있음에도 사람들의 발길을 끄는 이 카페만의 개성 있는 MD들은 사실 빈티지 중고 제품들을 업사이클링한 것이다.
원써드 사장은 카페 근처에 있는 황학동 가구, 주방 거리에서 중고 가구를 직접 골라 표면에 무늬를 인쇄하거나 핸드 페인팅을 해 버려지는 물품들을 유용한 주방용품으로 재탄생시켰다. 게다가 해당 상품들을 진열하는 진열장마저도 버려지는 의자들을 쌓아 만든 친환경 진열장이다. 이 제품들은 중고 제품들을 사용해 만들었으나 외관상 전혀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단순히 예쁘기만 한 게 아니라 의미까지 담긴 디자인이 친환경적 요소와 상품 본연의 가치가 조화를 이루게 했다.
원써드에서 판매되는 상품들에는 디자인을 통해 중고 제품은 지저분하다는 사람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고자 하는 사장의 바람이 담겨 있는 것이다. 더 많이 생산하고 소비할 것을 요구하는 현대 사회의 경제 성장에 대한 열망이 매년 가져오는 수십억 톤의 쓰레기를 고려할 때, 버려지는 가구들에 새로운 생명의 색을 입히는 원써드의 친환경적 노력은 충분히 눈여겨볼 만하다.

이외에도 원써드 내부에는 안 쓰는 의자를 자르고 미적 요소를 추가해 인테리어 용품으로 사용했고 안 쓰는 스펀지를 자른 후 손님이 앉는 의자에 붙여 실용성과 미적 가치를 추가하기도 했다. 각 테이블에는 원써드 이름의 의미와 환경보호 제안을 담은 카드가 하나씩 놓여 있었다. 카페 창문에도 “Why New?”라는 문구가 있는 포스터가 붙어 있었고 여기에는 진정한 환경보호의 의미, 중고 제품의 가치, 원써드의 환경적 가치 등을 포함하고 있었다.
원써드 박선영 사장이 말한 바로는 유학 시절 유럽에서는 카페에서 일회용 빨대를 잘 쓰지 않고 건축 자재를 재활용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등 환경에 신경을 많이 쓰는 모습을 자주 봤다고 한다. 이후 한국에서 환경친화적이며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고 기존에 이런 공간이 많지 않아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생각해서 개업했다고 한다. 박 사장에 의하면 원써드 주변에는 젊은 1인 가구가 많이 살아 해당 사람이 많이 방문한다고 하고 코로나19 때문에 재택근무가 많았을 때는 이를 위해 방문하는 사람도 많았다고 한다.
또한 과거 코로나19 시기 환경에 관심이 커지며 친환경 카페가 많이 생겨났다고 이야기했다. 다만, 비용 문제 때문에 문을 닫거나 친환경 요소를 제거한 카페들도 많다고 했다. 친환경 제품 자체가 비싼 것에 친환경 제품에 특정 처리를 하는 것이 다른 제품이 해당 처리를 하는 것보다 훨씬 비싼 것까지 겹쳐 친환경 제품과 그렇지 않은 제품 사이 큰 가격 차이를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조명 등 친환경 인테리어에서도 기존 것을 해체하고 새것을 붙이는 것이 더 많은 에너지와 돈이 든다는 점도 알 수 있었다. 떨어지는 경제성뿐 아니라 에너지 측면에서도 친환경이 친환경이 아니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원써드 사장은 사람들이 친환경에 관해서는 대부분 긍정적으로 반응하지만, 이것이 카페 방문의 목적이 될 수는 없다고 했다. 대화, 비대면 업무 처리, MD 상품 구매 등을 위해 오는 사람은 많지만, 이 방문자가 친환경적인 것을 알고 카페에 관한 긍정적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지만, 친환경이라서 카페에 방문하는 사람은 드물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많은 친환경을 시도하는 카페는 많다. 그러나 모든 친환경 카페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친환경 카페로 시작했으나 각종 어려움 때문에 운영을 포기하거나, 점차 친환경적인 요소를 줄여나가는 사례들도 존재한다. 그렇다면, 친환경 카페가 사람들의 발길을 끌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원써드 사장은 친환경 카페가 자연스러움을 추구해야 함을 강조했다. 즉 소비자들의 의견을 바꾸거나 친환경성을 강요하기보다는, 카페의 공간이나 상품을 디자인적으로 개선하는 등 ‘브랜딩’의 측면에서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친환경을 억지로 끼워 넣거나 강요한다면 소비자가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시리즈의 이전 기사에서 친환경이라 하는 것이 아닌, 하다 보니 친환경으로써 이러한 환경친화적 행위가 일상생활에 잘 스며들어야 한다는 것을 언급한 적이 있다. 카페도 예외는 없는 것이다. 친환경 요소가 튀는 것보다 주변 요소와 잘 어우러지는 것이 마음의 위안을 주는 카페의 기능을 더 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지역적 특성을 반영하는 것 역시 카페의 매력도를 올리는 요소라 생각한다. 원써드도 ‘황학동 가구거리’라는 지역적 특색을 반영해 눈길을 끌었고 중고 제품이라는 친환경성까지 추가해 환경과 관련해 긍정적 인식을 형성할 수 있었다. 앞서 친환경이 카페 방문의 목적은 아니지만, 소비자가 많은 관심을 두는 것을 고려하면 이는 카페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다.

또한, 원써드는 그릇을 바꾸거나 신메뉴를 수시로 개발하는 등 변화를 주려고 시도하며, 대화나 업무를 위해 방문하는 사람들이 카페에서 보내는 시간을 만족스럽게 할 수 있도록 디저트나 음료, 그릇 등 판매 제품, 인테리어 등에 많은 신경을 쓴다고 한다. 이러한 요소 하나하나가 사람들이 카페에서 받는 이미지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친환경성 때문에 자신을 희생하지 않는다. 안타까울지라도, 친환경을 실현하기 위해 불편을 감수하고, 미적 아쉬움을 포기하는 희생을 감수하지 않는다. 따라서 친환경 카페도 결국 카페이기에, 디저트의 맛, MD 상품 디자인의 미적 요소 등 카페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것들에 충실해야 한다. 이러한 중요한 요소들이 친환경성과 ‘함께’ 동반돼야 하며, 친환경적인 요소만 내세움으로써 소비자들에게 불편함이나 위화감을 조성하지 않아야 한다.
친환경 카페도, 결국 카페라는 것, 친환경 카페는 이를 잊어서는 안 될 것이며, 친환경 카페가 경쟁력을 갖기 위해 추구해야 할 방향성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