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배터리 탐방기1]
배터리 불황 극복과 세계시장 선점을 위한 차세대 기술·사업 비전 제시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인 '인터배터리 2025'가 3월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됐다. /사진=환경일보DB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인 '인터배터리 2025'가 3월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됐다. /사진=환경일보DB

[환경일보] 3월 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COEX)에서 개최된 ‘인터배터리 2025’는 그동안의 영향력을 이어감과 동시에 배터리의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차세대 기술과 사업 비전을 제시했다. 특히 국내외 수많은 관람객과 연구진 앞에 선보인 기술들은 세계시장에 한국의 경쟁력과 희망을 기대하는 계기가 됐다.

행사가 개최되기 앞서 배터리의 양극재(Cathode Material)는 가장 화두에 오른 주제였다. 양극재는 배터리에서 가장 많은 가격 비중을 차지하고,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소재에 해당한다. 이번 행사에서 각 기업들은 배터리 불황 속, 선택과 계획을 포함한 로드맵을 제시해야 했다.

이러한 이유는 그동안 한국과 중국이 주력하는 소재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은 NCM(니켈코발트망간산화물)을 지금까지 주력하며, 하이니켈(High-Nickel)로써 용량을 고집해 왔다. 그러나 중국은 LFP(리튬인산철)를 지난 10년간 특허와 산업을 독점해 낮은 용량에도 불구하고 보급형 전기차와 같은 제품에 적용할 수 있도록 안정성에 주력했다. 하지만 최근 전기차 화재가 대두됨과 동시에 지속됨에 따라 중국의 LFP가 주목받기 시작했고, 이번 전시회에서 NCM과 LFP에 대한 각 기업의 선택이 주목됐다.

독자적인 기술개발, 전략적인 LG화학

LG화학 부스 내 설치된 입자 비교 전시물 /사진=박지은 객원기자
LG화학 부스 내 설치된 입자 비교 전시물 /사진=박지은 객원기자

LG화학은 양극재부터 시작해 다양한 배터리 소재와 전고체, 친환경 배터리를 향한 사업 로드맵을 부스 왼쪽에서부터 오른쪽으로 이동하면서 차례대로 관람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양극재를 위주로 관람하고자 하는 관람객은 실제 양극재 분말을 관찰하는 것과 동시에, 실제 양극재 입자의 현미경 이미지를 종류별로 대조할 수 있게 했다.

LG화학은 전시를 통해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하이니켈을 시작으로 고전압 미드니켈이 하이니켈과 같은 에너지 밀도를 갖출 수 있도록 점진적으로 개발하는 것과 더불어 LFP에 소홀하지 않고, 관련 산업에 대비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기존에 사용되는 전구체(Precusor)와 레시피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기술, LPF(LG Precusor Free) 기술을 선보였다. 이는 LG의 우수한 개발능력과 동시에 배터리가 친환경을 위해 나아가고 있음을 확실히 체감할 수 있었다.

하이니켈을 넘어 울트라, 전통적인 길을 걷는 에코프로

에코프로의 다양한 양극재 및 관련 소재 /사진==류호용 객원기자
에코프로의 다양한 양극재 및 관련 소재 /사진==류호용 객원기자

전시장에서는 배터리3사를 포함해 배터리에 가장 주력하는 다양한 기업들을 만나 볼 수 있었다. 에코프로(Ecopro)는 한국의 양극재 산업에서 떠오르는 기업 중 하나이며, 미드니켈에서 시작해 하이니켈, 나아가 울트라니켈에 이르는 독자적으로 용량을 높이는 전략을 제시했다.

전시를 통해 특히 양극재의 원료에 해당하는 전구체와 니켈과 같은 광물을 직접 생산하면서 끝으로 양극재를 생산, 더불어 폐배터리에서 다시 자원을 추출하는 등 확고한 벨류체인이 견고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철강처럼 견고한 벨류체인과 방향성, POSCO

포스코(POSCO)는 에코프로의 하이니켈 전략과 더불어 다양한 양극재를 소개했다. 포스코는 자회사에 의한 벨류체인을 바탕으로, 리튬을 추출하는 것을 포함해 독일 GM사의 SUV를 전시회장에 위치시킴으로써 원재료부터 시작해 최종적으로 완성품까지 이어지는 체계적인 벨류체인으로부터 관람객의 흥미를 끌었다. 포스코퓨처엠을 바탕으로 하이니켈, 미드니켈 등 기초로부터, LFP와 LMR(리튬망간리치) 등 소재의 안정성에도 넓게 투자하겠다는 포부를 파악할 수 있었다.

한국의 LFP를 선두하는 엘엔에프

NCM(A) 양극재 입자의 10만배 확대 모형 /사진=류호용 객원기자
NCM(A) 양극재 입자의 10만배 확대 모형 /사진=류호용 객원기자

엘엔에프(L&F) 또한 에코프로와 마찬가지로 양극재에 대해 전시회에서 관람객의 이목을 끌기 충분했다. 엘엔에프는 현미경으로 확대한 실제 입자를 10만배 확대한 모형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엘엔에프는 하이니켈과 동시에 다른 기업들과 달리 LFP산업의 길을 개척하고 있음을 확인하기 충분했다. 즉 엘엔에프가 국내 최초 LFP를 선두하는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세계 지도에 드러난 독자적인 LFP 생산과 미국을 포함한 다양한 국가에 생산시설을 비롯한 벨류체인이 확고함을 점을 소개했다.

양극재 산업, 도전과 기회의 갈림길에서

인터배터리 2025 현장에는 한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 방문객들도 상당히 많았으며, 주요 부스 앞에서는 설명을 듣거나 제품을 관찰하는 사람들이 몰려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2024년에 참관했던 관람객이라면 암울한 현재에 대해 2025년을 기대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듯 한국산업의 비전이 확실히 소개됐고, 양극재 산업은 많은 기업들이 성장세에 올라 있는 것에 대한 믿음을 관람객에게 전달했다. 이들 기업은 기존의 하이니켈 시장이 위협받는 것을 넘어 LFP에 도전하는 것은 매우 큰 도전이다. 중국에 비해 10년 이상의 기간이 뒤처져 있고, 전고체의 상용화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은 하이리스크가 예상되는 상황 속에서 이른바 ‘신의 한 수’가 절실했다.

LG화학 연구원이 차세대 배터리 양극재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LG화학
LG화학 연구원이 차세대 배터리 양극재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LG화학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행사에서 보여준 한국기업들의 다양한 비전 로드맵과 개척하려는 방향성은 우리에게 하나의 희망의 불씨를 피웠다. 양극재 시장은 혼돈 상황 속 울트라니켈, LFP, 미드니켈 등 다양한 소재로 확장되고 있었다. 이는 기존의 선택지를 모두 채택한 것과 동시에 미드(Mid)라는 방식으로 중립적인 선택, 나아가 독자적인 길을 개척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여전히 배터리산업은 불황 속에 있지만, 이번 인터배터리2025를 통해 변화의 가능성과 새로운 돌파구를 확인할 수 있었다. 단순한 생존을 넘어 미래를 개척하는 기업들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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