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나들이 시리즈 8-3] 시민 발길 늘었지만 대여·반납 불편, 접근성 높일 현실적 해법 필요

[환경일보] 2014년, 서울특별시의 공공 자전거인 따릉이가 도입됐다. 요금은 1시간 이용 시 1000원, 2시간 이용 시 2000원으로, 결제 후 자전거를 거치대에서 꺼내 주어진 시간 동안 타고 아무 거치대에 반납하면 된다. 이전까지는 자전거를 소유한 사람만 탈 수 있었으나, 자전거가 없어도 빌려서 탈 수 있어 따릉이 도입이 자전거의 진입 장벽을 낮췄다고 생각한다.

따릉이의 등장과 확대

서울시의 공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시기를 제외하면 매년 1000만 명이 자전거로 한강을 찾았다. 또한, 따릉이 이용률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자전거를 통한 한강 방문의 유행과 따릉이의 보편성이 맞물려 많은 사람이 따릉이로 한강을 찾는다.

서울시에서도 이를 느꼈는지 2024년 9월 따릉이길 20선을 공개했다. 이 길은 같은 해 5월부터 8월까지 서울 시민의 공모를 받아 공개됐는데, 1위를 차지한 길은 뚝섬한강공원부터 노들섬까지로, 모든 구간이 한강을 따라 이어진다. 더불어 20개의 길 중 한강이 포함된 길이 10개가 넘는다. 한강이 자전거 여행으로써 얼마나 인기가 많은지를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여의도한강공원에서 가장 가까운 여의나루역 1번 출구 앞에 거치된 따릉이 /사진=김태현 객원기자 
여의도한강공원에서 가장 가까운 여의나루역 1번 출구 앞에 거치된 따릉이 /사진=김태현 객원기자 

따릉이를 이용한 한강 접근 한계점

그러나 따릉이를 통한 한강 방문에는 개선해야 할 사항이 많다. 첫 번째는 따릉이 거치대가 한강공원과 그리 가깝지 않다는 점이다. 여의도한강공원은 여의나루역 2·3번 출구에 있는데, 가장 가까운 따릉이는 한강공원 건너편인 여의나루역 1번 출구에 있다. 뚝섬한강공원도 마찬가지다. 뚝섬한강공원은 자양역 2·3번 출구와 연결돼 있다.

그러나 한강공원과 가장 가까운 따릉이 거치대는 자양역 1번 출구 근처에 있으며, 여기서 한강공원에 가려면 횡단보도와 터널 하나를 지나야 한다. 이러한 불편함은 따릉이 이용을 망설이게 할 요소로 작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따릉이 거치대가 한강공원과 연결된 역 바로 앞에 있어 이는 어쩌면 큰 불편함이 아닐지도 모른다. 더 큰 문제는 한강에서 집으로 향할 때 해당 따릉이 거치대에서 빌릴 자전거가 없을 때다. 이때는 따릉이를 타고자 한다면 다른 대여소까지 수백 미터를 걸어야 해 더 큰 불편함이 따른다.

일반적으로 한강 주변 따릉이 거치대는 인기가 많아 자전거가 있을 때보다 없을 때가 더 많다. 여의나루역 1번 출구 앞 따릉이도 매일매일 남은 자전거 수를 확인해 봤는데 자전거가 없는 날이 더 많았다. 만약 자전거가 남아 있지 않아서 다른 거치대로 갔는데 거기에도 자전거가 남아 있지 않으면 따릉이 이용을 망설일 것 같다.

또 다른 문제점은 어려운 초행길이다. 따릉이를 타고 처음으로 한강에 갈 때 출발지 근처에서 자전거를 빌리기 위해 거치대를 찾아야 하고, 한강 주변에 도착해서 주차하기 위해서도 이를 찾아야 한다. 거치대의 위치는 ‘따릉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찾을 수 있는데, 자전거를 탄 상태에서 멈추고 휴대전화를 꺼내 애플리케이션에 들어가 거치대 위치를 찾는 과정은 번거롭다. 이처럼, 거치대 위치를 일일이 찾아야 한다는 점은 진입 장벽을 높인다.

여의나루역 1번 출구 앞 거치대에는 따릉이가 있는 날보다 없는 날이 더 많았다. /사진=김태현 객원기자
여의나루역 1번 출구 앞 거치대에는 따릉이가 있는 날보다 없는 날이 더 많았다. /사진=김태현 객원기자

따릉이를 통한 한강 방문을 최적화하기 위한 해결책

처음에는 따릉이를 한강공원 안에 배치한다면 이 불편함을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여기에는 이해관계가 있음을 깨달았다. 뚝섬, 여의도, 반포 등 12개의 한강공원에는 자전거 대여소가 설치돼 있다. 따릉이 거치대와는 다르게 자전거 대여소에서는 1인용 자전거를 포함해 다인용 자전거, 전기자전거 등 여러 자전거를 빌릴 수 있다. 1인용 자전거의 가격을 비교해 보자. 따릉이의 가격은 시간당 1000원이지만, 자전거 대여소에서의 1인승 자전거 대여 가격은 시간당 3300원으로, 자전거 대여소가 더 높다.

따릉이와 자전거 대여소 모두 서울시에서 관리하는 것으로 보였고, 둘을 하나로 합치면 한강공원 내 따릉이 거치대가 들어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 가능성을 확실히 판단하도록 더 자세히 살펴봤다. 따릉이는 서울시가 관리하고 운영까지 맡았다. 그러나 자전거 대여소의 관리는 서울시가 맡았지만, 운영 주체는 ㈜타고 기업이었다. 한쪽의 운영 주체가 사기업이라서 따릉이 거치대와 자전거 대여소 사이에는 여러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따릉이 거치대가 한강공원 내부로 들어온다면 상대적으로 비싼 자전거 대여소는 운영에 큰 타격을 입을지도 모른다. 이처럼 한강공원 내 따릉이 거치대 설치는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임을 알 수 있다.

한강공원 내부에 있는 따릉이 대여소  /사진=김태현 객원기자
한강공원 내부에 있는 따릉이 대여소  /사진=김태현 객원기자

그렇다면 다른 해결책을 찾아보자. 앞선 이해관계 분석으로 볼 때 궁극적으로 따릉이와 대여소가 공존하면서도 따릉이의 불편함을 제거해야 한다. 따라서 공원 안으로 따릉이가 들어오는 것이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본다. 또한, 따릉이 거치대를 설치하려면 일정 부지가 필요한데, 이를 고려하면 여의도와 뚝섬 모두 지금보다 더 한강공원과 가깝게 배치하기는 어렵다.

앞서 언급했듯, 거치대가 어딨는지 모르면 대체 선택지를 고를 가능성이 커진다. 따라서 공원 내부에서 거치대 위치를 나타내는 표지판을 설치한다면 불편함을 줄일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자전거 대여소의 위치도 적혀 있는 표지판을 만든다면 불편함 없이 취향에 따라 선택할 환경이 조성된다. 자연스럽게 이 둘의 공존도 가능할 것이다.

자전거 재분배도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따릉이 애플리케이션에서 자전거가 없는 거치대를 조사하면 자전거가 없다는 사실을 신고할 수 있다. 이후 새 자전거는 신고가 들어온 거치대에 우선으로 배치된다. 자전거 없는 거치대 수를 줄이려는 목적이다. 또한, 2023년부터는 자전거가 없는 거치대에 자전거를 거치하면 마일리지를 받을 수 있어 동기가 더 강해졌다. 이처럼 자전거 재분배를 통해 자전거가 없는 거치대의 수를 줄이는 것도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따릉이를 통한 자전거 활성화를 바라며

‘건강한 도시’ 하면 가장 많이 떠오르는 것은 자전거다. 환경성, 경제성, 건강 등 여러 장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살리기 위해서는 진입 장벽이 낮은 공공 자전거 따릉이가 활성화돼야 한다. 따릉이의 주요 목적 중 하나인 한강 방문을 편리하게 하는 것도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따릉이를 이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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