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몽고 쿠부치 사막의 녹색기적에 희망 자라나
반기문 전 총장 “힘 합쳐 세대 이을 보금자리 마련해야”

BTD(Billion Trees in Desert) 캠페인 글로벌 차원 전개
(사)미래숲, 9월 UNCCD COP14서 국제 NGO 협력 추진

쿠부치 사막 트래킹

[쿠부치 사막=환경일보] 김익수 대표기자 = 그것이 가능하리라곤 아무도 생각지 않았던 중국 내몽고 쿠부치 사막에 묵묵히 나무를 심어온 사람들이 있었다. 중국의 대표적 황사 발원지이며 한반도 황사의 40%를 야기하는 쿠부치 사막에 지난 15년간 심긴 나무는 1000만 그루가 넘었고, 그중 700만 그루 이상이 뿌리를 내려 자라고 있다. 사람들은 기적이라 했지만, 정작 나무를 심고 있는 사람들은 담담히 또 다른 그림을 그리고 있다. 절대 불가능하다는 이곳에 한 그루의 나무를 심으면서 많은 변화가 시작됐다. 벌레가 나오고, 도마뱀, 여우, 매 등 동물이 보이고, 결국엔 떠났던 주민들이 다 돌아왔다. 생태문명(生態文明)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현장이 바로 쿠부치 사막이다. 금년에도 여러 기관, 기업, 단체들의 지원을 받아 70만 그루정도 나무를 심을 예정이다.

그라운드 제로 표지판에 서명하는 반기문 전 총장(오른쪽)

지난 3월 26일부터 4월 2일까지 한국국제교류재단(KF, 이시형 이사장)이 주최하고 (사)한중문화청소년협회 미래숲(권병현 대표)이 주관한 ‘2019 KF 한중 녹색봉사단 중국파견사업’ 중에도 이곳에 나무를 심었다. 3월의 마지막 날 쿠부치 사막은 영하 4℃ 정도로 추웠다. 매섭게 파고드는 한기에 몸이 떨려왔지만, 한국과 중국의 청년들, 전문가, 관계자, 현지 주민 등 300여명이 한마음으로 나무를 심었다.

반기문 전 총장이 'Ground Zero' 문구를 쓰며 서명하고 있다.

이번엔 특히 반기문 제8대 유엔사무총장이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반 전 총장은 조림활동 현장에서 “10년 넘게 초심을 잃지 않고 계속된 쿠부치 사막 식수는 높이 평가돼야 한다”면서 한중 청년들과 관계자들에게 감사하고 사막화방지를 위한 보다 적극적인 활동을 촉구했다. 또한, “금년 보아오 포럼에서도 인류가 어떻게 환경문제를 해결해서 함께 잘 살 수 있을까가 중요한 현안이었는데 시진핑 주석은 누구보다 높은 열정과 관심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반 전 총장은 매년 1200만ha의 땅이 사막화되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면서 “10년 후 쿠부치 사막을 기대하며 모두 힘을 합쳐 세대를 이어갈 보금자리 마련에 노력하자”고 격려했다. 뚜샤우허 달라터치시 공청단 부서기는 “녹색사업은 인류공영의 고귀한 사업이며, 쿠부치 사막의 녹색화 모델은 유일한 성공사례로 세계적으로 적용이 가능하다”고 자부하면서 “한중 청년들이 함께 노력해 쿠부치 사막을 오아시스로 만들자”고 격려했다. 북경시 공청단 션쉐우 부서기는 “한중 양국은 가까운 이웃으로 오랜 기간 역사를 함께 해왔다. 양국 청년들의 우정도 우리가 심은 나무들이 뿌리 내리듯 굳건한 관계로 자라나길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영필 제18기 한중녹색봉사단장(KF 기획이사)은 “숲을 가꾸고 환경정의를 지키는 것은 나라를 넘는 과제이며, 한중 청년들의 소통과 우정을 통해 공공외교의 발판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격려했다.

반기문 전 총장은 사막화 확산 방지를 위한 공동의 노력을 촉구했다.

권병현 미래숲 대표는 “쿠부치 사막 녹색화의 성공에는 중국공청단, 전국청년연합회의 수고가 컸다”고 공을 돌리면서 파일롯 규모의 성공 경험을 확산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대표는 또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천명한 ‘생태문명’이 중요하다며, 중국과 한국이 함께 손잡고 나아가길 기대했다. 권 대표는 또한, UNESCO 세계시민교육에 대해 “세계 시민은 국가별 구분이 아닌 ‘하나의 세계’라는 시민의식과 현재 세대가 미래세대를 생각하도록 지속가능한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반기문 전 총장을 비롯한 참가자들은 이날 전 세계 70억 시민 모두 ‘사막에 내 나무 심기(BTD, Billion Trees in Desert)' 프로그램 홍보를 위해 녹색장성 확장 운동의 시발점인 ‘그라운드 제로(Ground Zero)'를 설정하고 기념했다.

<내몽고 쿠부치 사막=글·사진 김익수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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