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나들이 시리즈 5-2] 시민 생각·행동의 변화 이끌 전시·교육의 장 넓혀야

[환경일보] 우리는 어릴 적부터 ‘환경’이라는 단어를 많이 들었다. 지구가 아파한다는 말을 자주 들었으며, 환경과 관련해서 글도 쓰고 그림도 그렸을 것이다. 박물관에서 친환경 관련 전시를 봤던 경험이 있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이러한 영향으로 우리는 환경 보호의 필요성을 잘 느끼고 있다. 

그렇다면 친환경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우리는 친환경적인 삶을 실천하고 있을까? 주변에서 대중교통이 불편하다며 자동차를 타고 가는 사람, 안 쓰는 가전제품을 계속 켜 놓는 사람 등 친환경적인 삶과는 반대되는 모습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친환경에 관한 관심이 실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우리가 받아 왔던 환경교육과 봐 왔던 전시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를 담당하는 기관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독특한 외관 모양을 한 서울에너지드림센터 /사진=김태현 객원기자
독특한 외관 모양을 한 서울에너지드림센터 /사진=김태현 객원기자

답을 찾아보고자 서울시가 운영하는 에너지 전시관인 서울에너지드림센터에 다녀왔다. 서울에너지드림센터는 국내 최초 에너지 자립 공공 건축물이며, 현재 서울특별시에 있는 유일한 광역 환경교육 센터이다. 센터 건물의 모양이 독특한 것이 인상적이다.

서울에너지드림센터는 에어컨을 쓰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그러면서도 내부가 마치 에어컨을 튼 것처럼 시원했는데, 이는 열 교환기 때문이다. 15~17℃의 땅속 열을 열 교환기를 통해 냉방에 사용하는 것이다. 겨울철에는 이 땅속 열을 히트펌프를 사용해 난방을 진행한다.

즉, 겨울에도 가스를 쓰는 난방 시설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친환경적이라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름철 에어컨과 겨울철 가스보일러를 사용하지 않고 냉난방을 진행한다는 사실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흥미로운 사실을 환경 관련 교육이나 전시에서 언급한다면 더 오래 기억에 남아 전시나 교육의 효과가 커질 것이다.

서울에너지드림센터에는 수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체험 공간이 마련돼 있다. /사진=구윤서 객원기자
서울에너지드림센터에는 수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체험 공간이 마련돼 있다. /사진=구윤서 객원기자

1층에는 신재생에너지 관련 전시 공간이 있다. 여기에서는 신재생에너지를 단순히 이론으로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펌프질을 하며 수력 에너지를, 태양광 패널을 돌려가며 태양광 에너지를 체험하는 등 실제 체험을 통해 신재생에너지를 학습할 수 있었다.

이처럼 환경 관련 전시나 교육에서 단순히 딱딱한 이론 교육보다 체험을 통해 재밌게 진행한다면 학습자와 관람객에게 더 오래 각인될 것으로 생각한다.

서울에너지드림센터 전시관에서는 도슨트를 활용한 전시 및 교육을 진행한다. /사진=구윤서 객원기자
서울에너지드림센터 전시관에서는 도슨트를 활용한 전시 및 교육을 진행한다. /사진=구윤서 객원기자

서울에너지드림센터에서는 전시관 내부에서 주관이 담긴 내용이 아닌 사실 위주로 전시 및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도슨트 역시 자신의 의견을 일절 제시하지 않는다. 환경 교육이나 전시가 편향된다면 보는 사람도 이를 따라 편향된 관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환경이나 에너지와 관련된 쟁점 중 옳고 그름으로 분류할 수 없는 주제가 많다. 이러한 주제에 관해 학습자가 주체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결정해야 한다. 어떤 환경교육이든 학습자가 생각하는 데 있어 외부 환경으로부터 최소한의 영향만 받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취재진이 이용성 서울에너지드림센터장을 인터뷰하고 있다./사진제공=서울에너지드림센터
취재진이 이용성 서울에너지드림센터장을 인터뷰하고 있다./사진제공=서울에너지드림센터

환경 교육과 전시가 활성화되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방법을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이용성 서울에너지드림센터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용성 센터장은 환경교육의 진행 속도가 더딤을 언급했다. 서울에너지드림센터가 올해 광역환경센터로 지정돼 공간의 의미가 커진 것에 보람을 느꼈지만, 한편으로는 이제야 지정된 것을 보고 너무 늦게 지정됐다고 이야기했다.

이 센터장은 환경 전시와 교육이 더 활성화되기 위해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이러한 제도는 사회적 여론을 통해 형성된다고 했다. 1987년 발표한 유엔(UN)의 ‘OUR COMMON FUTURE’와 1992년의 환경 및 개발 선언문인 리우 선언 이후 지속 가능한 세상을 위한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돼 대학교에 환경교육과가 생겼다. 사회적 분위기는 법과 제도를 바꾸는 원동력이 된다. 

그는 환경 교육과 전시의 핵심을 변화라고 했다. 교육이나 전시가 효과가 있다면 그 사람의 생각이나 가치관이 변화할 것이고 이것이 행동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서울에너지드림센터에서 환경교육을 들었던 한 분은 교육을 들은 후 센터를 다시 찾은 적이 있었다며, 귀촌 후 제로에너지 빌딩에서 살고 싶어 추가로 궁금한 사항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환경교육의 궁극적 목표는 생각과 행동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

환경 전시와 교육 외적으로 이 센터장은 우리가 일상에서 환경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자신에게 영향을 끼치는 부분만 관심을 두는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우리가 쓰레기 하나를 길거리에 버려도 자신에게 오는 피해는 없기에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이는 눈덩이 효과를 초래할 수 있어 더 큰 부정적 영향을 불러일으킬지도 모른다. 현재 나에게 영향이 미치지 않는다 해서 무심한 것보다는 환경을 중심으로 내가 환경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

서울에너지드림센터 ‘에코 투어’ 프로그램은 투어 버스를 통해 진행된다. /사진=김태현 객원기자
서울에너지드림센터 ‘에코 투어’ 프로그램은 투어 버스를 통해 진행된다. /사진=김태현 객원기자

서울에너지드림센터 프로그램 한 담당자는 앞서 언급했듯 환경 교육이나 전시가 활성화되려면 답답한 분위기에서 벗어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그는 가장 인기가 많은 프로그램은 ‘에코 투어’로, 앉아서 하는 수업이 아니라 버스를 타고 여러 장소를 이동하며 진행된다. 쓰레기장으로 가서 쓰레기를 들어 올리는 크레인을 직접 볼 수 있는데, 이는 관람객이 시각적인 흥미를 느낄 수 있게 한다. 환경 교육이나 전시에서의 흥미는 더 오래 기억에 남기 때문이다. 

시민의 친환경적인 실천이 어려운 주요 원인은 불편을 감수해야 할 때가 많기에 친환경을 더 자연스럽게 실천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조금 불편해도 환경 보전을 일상 속으로 자리하도록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친환경이 아닌 행위보다 불편함에서 차이가 적은 친환경 행위도 많고, 심지어 더 편리한 것도 있다. 환경교육을 통해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배운 것은 평생 남을 수 있다. 환경교육도 다르지 않다. 제도적으로 환경교육과 전시를 활성화하고 지금보다 관심을 끌 수 있는 교육이 많이 진행된다면 그 효과는 클 것이다. 많은 사람의 인식 변화가 일어난다면 가시적인 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 이러한 교육과 전시를 의미 없는 것으로 여기면 안 된다.

환경교육 관련 제도를 활성화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노력하고 있지만, 관련 법과 제도는 아직 부족하기에 더 체계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